세 집중 한 집이 이것 먹는 한국...10년전 ‘예언’ 적중
햇반, 출시 26년 누적매출 5조
올 상반기 3900억원 어치 팔려
3700억 매출 낸 쿠쿠밥솥 제쳐
‘밥 데워먹는 시대’로 인식 전환
즉석밥의 고유명사처럼 불리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전기밥솥의 대표주자인 ‘쿠쿠’ 전기밥솥 매출을 추월했다. 두 회사는 각각 국내 즉석밥과 전기밥솥 시장 점유율 70% 가량을 차지하는 대표 사업자다. 식료품과 가전제품 매출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햇반 매출의 쿠쿠 밥솥 매출 추월은 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해먹는 시대’에서 ‘데워먹는 시대’로 바뀌었음을 방증하는 이정표란 평가가 나온다.
세 집중 한 집이 햇반 먹는 한국...10년전 ‘예언’ 적중
24일 식품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쿠쿠홀딩스(쿠쿠전자 지분 100% 보유)의 매출액은 3712억원이고, 같은 기간 CJ제일제당 햇반 매출액은 3900억원이다. 작년 기준 쿠쿠홀딩스의 연간 매출액은 6851억원, 햇반 매출액은 6880억원으로 햇반이 소폭(29억원) 앞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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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상반기 기준 200억원 가량 차이를 벌리면서 햇반이 쿠쿠 전기밥솥 매출을 확실히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10여년 전부터 식품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쿠쿠의 최대 경쟁자는 다른 전기밥솥 회사가 아니라 햇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드디어 현실화된 셈이다.
세 집중 한 집이 햇반 먹는다.
올해 햇반의 연간 매출액은 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기준 햇반 누적 매출액이 약 4조3000억원인 만큼, 올해 말 누적 매출액 5조원 돌파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즉석밥의 가계 침투율(일년에 한 번이라도 구입 경험 있는 가구 비중)은 35% 수준이다. 국민 3명 중 1명 꼴로 즉석밥을 먹고 있는 셈이다.
햇반 성장 가능성 열려있다.
업계에서는 즉석밥을 선호하지 않았던 노년층까지도 최근 들어 즉석밥을 먹기 시작한 경우가 늘고 있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6년 전인 1996년 12월 출시된 햇반은 사실상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즉석밥 출시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다. 햇반이 출시됐던 당시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간편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보급이 보편화되던 시기였다.
햇반 출시 시점 전후로 우리나라 기혼 여성 취업률은 연평균 26%씩 올랐고, 1997년 전자레인지 보급률은 65%까지 높아졌다. 밥을 짓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동력 등을 감안할 때 햇반을 사먹는 게 낫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저출산과 다양한 외식산업 발달 등으로 쌀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간편하게 집밥을 먹을수 있는 햇반이 쌀소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집중 한 집이 햇반 먹는 한국
햇반은 가장 대표적인 흰 쌀밥 외에도 현미밥, 흑미밥, 오곡밥 등 건강을 신경쓰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최근에는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식후혈당밥’과 ‘햇반 곤약밥’이 국내 최대 약국프랜차이즈인 온누리약국 전국 100개 점포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을 단순한 즉석밥 개념을 넘어서 가정간편식, 죽 등 쌀을 가공한 전문 식품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5년 선보인 ‘햇반 컵반’은 전자레인지로 3분 안팎의 조리시간을 거치면 다른 반찬 없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대용식이다.
햇반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햇반 컵반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흰 밥 문화가 생소한 외국에는 햇반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빔밥, 국밥 형태의 컵반으로 공략하려는 것이다.